어머니
제가 어렸을 때 저의 조그만 손을 잡고
손톱을 깎으셨듯이
이제 제가
당신의 굵어진 손 마디를 잡고
손톱을 깎아 드립니다.
제가 어렸을 때
당신의 새치를 뽑아주면서
젊음은 붙잡을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이제 감당할 수 없어서
염색을 해야 합니다
생소한 마음이 싫습니다
당신에게서 회색은 없는 줄 알았습니다.
우리 모두 그 길로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는 건 참 서글픈 일입니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듯
계절은 해마다 봄을 맞지만
당신의 얼굴은 봄과는 멀어집니다
저 밑에서 몰려오는 서글픔이
한순간으로 끝나길 바라고 바라지만
소용없는 바람이라는 것을
깨닫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어머니
그래도 아직 제 곁에 계셔서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건강이라는 친구와 오래도록 벗 삼아
발길 닿는 곳에서
입으로 눈으로 즐기면
즐거움도 친구 삼으세요.
-글 / 김 순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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