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래 공수거(空手來 空手去)

空手來 空手去

이승에 나그네여
가저갈수없는
무거운 짐에
미련을 두지마오

빈몸으로 나서
빈몸으로 떠나가는
인생 또한

무겁기도 하건만

빈손으로 왔으면
빈손으로 가는것이
자연에 법칙 이거늘

무슨 염치로
세상 모든것을
다 가저가려 하는가

간밤에 꾼 호화로운 꿈도 깨고나면 다
허무하고 무심한것

어제의 꽃피던 봄날도
그림자에 가려저
보이지 않는데

그대는 지금
무엇을 붙들려고
발버둥 치고있나

벌거벗은 몸으로
세상에 태여나
한세상 살아가며

이것저것 걸처입고
세상구경 했으면 됐지

무슨 염치로
세상것 다 가지려 하나

황천길은 멀고도
험하다고 하건만

그대가
무슨힘이 있다고
벗어나지 못하나

어차피 떠나야할
그 길 이라면

그 무거운짐 다
벗어 버리고

처음왔던 그 모습으로
편히 떠나 보구려

이승것은 이승것
행여 마음에 두지마오

떠날땐 맨몸 덮어주던
무명천 하나만 걸처도

그대는 그래도
손해 볼것이 없지않소

몇날 이련가
친하던 권속들도
잠간 이로세

천금이 그대 손에 있다 하여도 조용히
숲에사는 나만 못하리

      ~작자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