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인생사 얘기

春望詞(춘망사) - 薛濤(설도)

sungsub song 2019. 4. 22. 16:27
春望詞(춘망사) - 薛濤(설도) 其一 花開不同賞[화개불동상] 花落不同悲[화락불동비] 欲問相思處[욕문상사처] 花開花落時[화개화락시] 꽃이 피면 무얼하나요 같이 즐기고 슬퍼할 사람없네 님 간 곳 알 수 없어 허전한 마음 꽃잎은 저홀로 피엇다 또 지건만 其二 攬草結同心[남초결동심] 將以遺知音[장이유지음] 春愁正斷絶[춘수정단절] 春鳥復哀吟[춘조부애음] 내마음 풀잎에 맺어보건만 님에게 전하고져 맺어보건만 님에게 전할길 없어 내버려 두니 뻐꾸기 숲에서 애달피 우네 其三 風花日將老[풍화일장로] 佳期猶渺渺[가기유묘묘] 不結同心人[불결동심인] 空結同心草[공결동심초]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히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을 맺지못하고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랴는고 其四 那堪花滿枝[나감화만지] 翻作兩相思[번작량상사] 玉箸垂朝鏡[옥저수조경] 春風知不知[춘풍지불지] 가슴속 얽힌 사연 어찌 감당하리오 그리움을 바람에 날려 보려나 거울 속 눈물은 강물되어 흐르는데 무심한 봄바람은 물결만 헤적이누나

‘설도’(薛濤)의 ‘봄을 기다리는 노래’라는 뜻의

이 ‘춘망사’(春望詞)는 시인 ‘김억’(金億)이

‘동심초’(同心草)라는 제목으로 우리말로 옮긴 바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시나 지은이는 잘 몰라도

‘동심초’라는 가곡과 가사는 잘 압니다.

시쳇말로 ‘오리지널’은 몰라도 ‘짝퉁’은 잘 아는 셈입니다.

이 시는 ‘춘망사’ 4수 가운데 제3수입니다.

‘설도’(薛濤, 768-832)는

중당(中唐) 시인으로 기생입니다.

자는 ‘홍도’(洪度)로 장안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려서 아버지를 따라 촉(蜀)의

성도(成都)로 옮겼고 후에 기생이 되었습니다.

총명하고 기지가 풍부하며 시작(詩作)에 능해

‘원진’(元稹), ‘무원형’(武元衡) 등

많은 선비들의 보살핌을 받았습니다.

절구(絶句)를 잘 썼으며 스스로 만든 붉은 종이에

섬세하고 감상적인 정취의 시를 썼습니다.

그녀는 수질이 좋은 물을 사용하여 단시를

쓰기에 안성맞춤인 소형 편지지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종이가 바로 ‘설도전’(薛濤箋)이며 많은

사람에게 애용되었고 지금까지 전해 옵니다.

오늘날 성도의 망강공원(望江公園) 안에 그녀가

종이를 떴던 ‘설도정’(薛濤井) 등의 유적이 남아 있습니다.

‘설도’(薛濤)의 시적 재능이 꽃을 피워

성도의 명기(名妓)로 알려진 것은

정원(貞元) 연간(785-805) 초기에 ‘위고’(韋皐)가

서천 절도사로 부임한 뒤부터였습니다.

이때 ‘설도’는 스무 살이 될까 말까 한 나이였고,

‘위고’는 마흔 줄에 들어서 있었습니다. ‘위고’는

 ‘설도’의 재능을 높이 평가하여 격려와

성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후원자 ‘위고’의 강력한 뒷받침으로 기생 시인

‘설도’의 명성은 성도 일대만이 아니라

곧 수도 장안까지 알려졌습니다.

이것은 결코 허명(虛名)이 아니어서 시인으로서

‘설도’의 성장은 눈부실 정도였습니다.

그녀의 장기는 4행시인 절구(絶句)였습니다.

그녀는 이 단시(短詩)로 뛰어난 감각과

자신만의 독특한 시 세계를 보여 주었습니다.

‘설도’는 아주 영리한 여인이었습니다.

절대로 사사로운 감정에 빠지는 일 없이

자신을 억제했고 그 결과 평온한 만년을

맞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시종일관 냉정함을 유지 할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후원자 ‘위고’가 죽은 뒤

그 당시 유명한 시인이자 무려 열한 살이나 연하인

‘원진’(元稹)과 의기투합한 적도 있었으나

사랑을 완성치는 못했습니다.

그 밖에도 당대의 유명한 문인, 관료, 처사 등

뭇 남성들이 ‘설도’의 연인이었으며

그들과의 교류는 ‘전당시’(全唐詩) 안에 수록된

여러 시인들의 작품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설도’가 알고 지낸 문인은 백거이(白居易),

유우석(劉禹錫), 왕건(王建), 장적(張籍) 등입니다.

관료나 장수들로는 고숭문(高崇文), 단문창(段文昌),

이덕유(李德裕) 등 20여 명이 넘습니다. 하

지만 ‘설도’는 자제력을 발휘해서 기생으로서의

품위를 지키며, 만년에는 기적(妓籍)에서 나와

여도사(女道士)로 여생을 마쳤다고 전해집니다.


사진 / Blue G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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