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사랑방 얘기

不欺自心 (불기자심)

sungsub song 2019. 3. 26. 10:22

不欺自心 (불기자심)

  


'자기 마음을 속이지 마라'

대학을 졸업하고 고시공부를 하던 한 청년이 해인사 백련암

성철 스님(1912~1993)을 찾아갔다.


 


“스님, 좌우명을 하나 주십시오.”
삼천배로 녹초가 된 청년에게 스님이 말했다.




“쏙이지 말그래이.”
굉장한 한 말씀을 기대했던 청년은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로 툭 던지는

스님의 말에 실망해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와? 좌우명이 그래 무겁나.
무겁거든 내려놓고 가거라.”




청년은 그 길로 머리를 깎고 출가했다.

성철 스님이 입적할 때까지 꼬박 20년을 곁에서 모셨던 원택스님 이야기다.




‘不欺自心’
'자기 마음을 속이지 마라’는 본래 성철스님 자신의 화두였다.
가끔 휘호로도 썼다고 한다.

백련암에는 성철 스님이 쓴 이 휘호가 액자로 걸려 있다.


 


한때, 세상을 속일 수는 있어도
‘자기 마음’을 속일 수는 없는 법.

‘산은 산, 물은 물’과 함께 성철 스님의 불기자심은
서릿발 같은 자기 성찰과 실천을 강조하는 죽비소리로 세상에 남았다.




조선 명종 때 문신이었던 임권의 좌우명이 獨處毋自欺 였다.
‘홀로 있는 곳에서도 자신을 속이지 마라’라는 뜻이다.




유교 四書의 하나인 대학에서는 이를 愼獨이라고 했다.
역시 홀로(獨) 있을 때 삼가야(愼) 한다는 뜻이다.




조선 선조 때 유학자인 김집은 호가 愼獨齋였다.

그의 묘비에는 ‘혼자 갈 때 그림자에 부끄러울 것이 없고,
혼자 잘 때 이불에도 부끄러울 것이 없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참으로 무서운 다짐이고 당당한 자기 확신이다.

성경의 갈라디아서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다.


 


자신을 속이지 마라.
하느님은 조롱을 받지 않으시니

사람이 무엇을 심든지 그대로 거둘 것이다.
‘심은 대로 거두리라’
(불기자심)  성철

-옮긴글-


 서산에 해는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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