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전 강원도 삼척의
가난아름다운 이야기
21년전 태어난 네쌍둥이 지금은?한 광부가정에 태어난
네쌍둥이를 기억하시나요?네 자매 모두 길병원 간호사로...
네 쌍둥이 자매가
한날 한시에 자신들이 태어난
병원의 간호사가 됐다.
인천 구월동 가천의대 길병원
본관 12층 대강당.
최근 간호사
국가고시에 합격하고
이 병원에서 첫 근무하게 된
42명을 대표해
단상에 오른 황 슬·설·솔·밀
자매 가운데 맏이 슬이가
가천 길재단
이길여 회장 앞에서
신고식을 겸해 감사 편지를
읽었다.황설·밀·솔·슬 자매는
이곳 길병원에서
첫 울음을 울었었다.
그리고 21년 뒤
태어난 병원에서 간호사로
나란히 사회 첫 걸음을
걷게 됐다.
네 쌍둥이와 길병원의
인연은 21년 전으로
거슬러간다.
강원도 삼척에서
광부로 일하던
아버지 황영천(56)씨와동갑 부인 이봉심씨는
결혼 5년째인 1988년 말,
둘째가 임신된 것 같아
병원을 찾았다.
결과는 놀랍게도
70만분의 1 확률이라는
네쌍둥이.
월세 2만원
방 한 칸에서 살던
부부에게 병원은
"하나만 낳고 나머지는
포기하라"고 권했다.
하지만
부부는 모두 낳기로 하고
이씨의 친정이 있는 인천의
한 병원을 찾았다.그런데 출산
예정일 전에 양수가 터졌다.
당황한 병원에서는
인큐베이터가 있는
큰 병원으로 가라고 했고,
이씨는
길병원으로 몸을 옮겼다.
출산 2시간여 전인
오전 7시쯤
병원에 도착했지만
이곳 의료진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였다.인천에서는 처음인 네
쌍둥이,
게다가 아무런
진료 기록도 없이
산모만 급하게 실려왔기
때문이었다.
“저도 사실 걱정스러웠어요.
우리 병원에서도
네 쌍둥이는
처음이었으니까요.
게다가 진료 기록도 없고,
아기는 당장 나오게 생겼고….”
이 이사장은 고심 끝에
제왕절개
출산을 결정하였다.오전 9시 14분 첫째
슬이가 세상에 나왔다.
그리고 20여분 만에
나머지 셋이 뒤를 이었다.
한동안
산모의 출혈이 멈추지 않아
의료진 모두가 긴장했지만
재수술을 거치며
무사할 수 있었다.
이 이사장은 출산
다음날 입원실로 찾아와
산모를 위로하고
신생아실 인큐베이터에
누워있는
네 쌍둥이를 둘러보았다.
“아이들이 조르르
누워있는 걸 보니
저절로 웃음이 나오더라고요.인천에서는
처음 나온 네 쌍둥이였는데
어쩌면 저렇게들 올망졸망하게
생겼나 싶고….
그런데
직원들 얘기를 들어보니
산모의 집안 형편이
아주 어렵더라고요.”
산모와 아이들이 퇴원할 때
이 이사장은
수술비와 인큐베이터
사용비를 받지 않았다.
대신 강보에 싸인 채
나란히 누워있는
네 아이와 기념 사진을 찍고,눈물을 흘리며 고맙다고
인사하는 산모에게
네 아이가 대학교에 가면
장학금을
주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그러나 그 뒤 이 이사장은
바쁜 생활 속에
이들을 잊고 지냈다.
그러다가 2006년
사진첩을 정리하던 중
네쌍둥이가
퇴원 때 함께 찍은 사진을
발견하고는
그때 약속이 떠올라 이들
가족을 수소문했다.
황씨 가족은
경기도 용인에 살고 있었다.
황씨는 광부를 그만둔 뒤
장사와 노동일 등을
하고 있었고,
집안은 생활 보호대상자로
지정될 만큼 어려웠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쌍둥이 자매들은
중.고등학교 시절 반장을
도맡아 하고
학교 성적도
우수할 뿐 아니라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태권도를 배워
4명 모두 각종 태권도
대회에서 상을 받을 정도로
우수한 실력을 갖췄다.
어린 시절의 꿈은
다양했지만 4 명 모두
’백의의 천사’라는 같은 꿈을
이루기 위해
간호학과 진학을 결심했다.
’슬’과 ’밀’은
수원여대 간호학과에,
’설’과 ’솔’은
강릉영동대 간호학과에 합격,
4명 모두 간호학과에
입학하게 되었다,
넷 모두 간호학과에
간 것은 길병원 퇴원 때
이 이사장이 농담처럼
"간호사가 돼 고마움을 사회에
갚게 하시라"고 했던 말을
부부가 가슴에 새겨두었다가
가족회의를 거쳐
결정한 일이었다고 한다.
합격은 했지만 등록금이
없어 고민하던 이들에게 다시
행운이 날아들었다.
2007년 이들의
생일을 하루 앞둔 1월 10일
이 이사장은
입학금과 등록금으로
2300만원
을 전달해 18년 전
약속을 지켰다.
그 자리에서
학비를 계속 대주기로 한
이 이사장은
열심히 공부해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면 모두 길병원
간호사로 뽑아주겠다"고
두 번째 약속을 했다.
네 자매는 올해 1월
치러진(2016년 1월)
제 50회 간호사 국가고시에
모두 합격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어머니 이 씨는
“4명 중
하나라도 떨어질까 봐
마음을 졸였는데
간호사 국가고시에
모두 합격해
정말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네 쌍둥이가
간호사 국가고시에
전원 합격하자
이 이사장은 약속대로
이들을 모두
길병원 간호사로 채용했다.
이 이사장은
“전세계적으로 희귀한
네 쌍둥이를
건강하게 키워낸 엄마가
훌륭하다”며
길병원에서 태어나
간호사로 되돌아온
네 쌍둥이들이
나이팅게일 선서의 가르침대로
훌륭한 간호사가
됐으면 좋겠다”
네 쌍둥이가 우리
병원에서 같이 근무하면
모르는 사람들은
한 사람이 홍길동처럼
여기저기 병동을 다니면서
환자를 보는 줄 알 거야.”
이 이사장의 말에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네 쌍둥이의 맏이인 황 슬 씨는
“이길여 이사장님께서
저희와의 약속을 지켰듯이
네 자매들도 이사장님께 약속
드렸던 대로
가난하고 아픈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열심히 섬기는
가슴 따뜻한 간호사가 되겠다”
라고 다짐했다~
지금은
병원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가슴이 따뜻해지고 훈훈한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