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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아 쉬어 가려무나

sungsub song 2020. 2. 28. 12:17

세월아 쉬어 가려무나

 

 

바람처럼 왔다가

길 떠나는 인생

풀잎 위에 이슬도

무거우면 떨어지고

태양의 열기에 증발되는 것을

어찌 모르겠냐 마는

짐 지고 지나온 이 고행의 길에...

 

 

세월의 주름은

나무의 나이테처럼

쉼 없는 역경 속에

내 인생의 자양분은

어디로 갔는지

돌아보니 굽이마다

절망과 좌절의 길이었음을...

 

 

빈 마음으로

살아 오지는 않았지만

공허한 유수 속에

꿈을 키운 소망

시들어진 꽃잎 되었으니

지친 마음은 고뇌의 통증이겠지...

 

 

탁한 강물이 바다에 합류되어도

늘 푸르듯이

지나간 긴 사연들 모두 잊고서

내 가진 것 없다 하지만

 

 

인생의 빛깔을 이제 알았으니

 

야속한 세월아!

조금만 쉬어 가려무나

나를 위해서라도....

 

-글 이정규-